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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ffing을 보면 그 회사의 미래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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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121.♡.88.39) 작성일26-09-15 10:09 조회86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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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ffing을 보면 그 회사의 미래가 보인다

오랫동안 머리속에서 의문부호로 머물던 GE의 ‘경영자 사관학교’로 불렸던 크로톤빌(Crotonville)​을 다시 생각해볼 기회가 있었다.

GE는 오랫동안 크로톤빌을 통해 체계적으로 리더를 육성했고, 한때 세계에서 가장 앞선 기업교육과 리더십 개발 시스템을 갖춘 기업으로 평가받았다. 크로톤빌은 단순한 교육기관을 넘어 GE의 경영철학과 리더십을 공유하고, 미래의 경영자를 길러내는 상징적인 공간이었다.

그런데, 문득 한 가지 질문이 생겼다. 그렇게 훌륭한 리더십 교육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던 GE는 왜 결국 쇠퇴의 길을 걸었을까? GE의 문제는 어느 한순간에 발생한 것이 아니었다. 한때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중 하나였던 GE는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GE Capital의 취약성이 크게 드러났고, 이후 복잡하게 확장된 사업구조와 재무 부담, 일부 사업의 경쟁력 저하가 겹치면서 오랜 기간 구조조정을 이어갔다. 결국 2021년에는 회사를 항공·에너지·헬스케어 중심의 세 회사로 분리하겠다고 발표했고, 2024년 그 분할이 완료되면서 거대한 복합기업 GE의 시대도 막을 내렸다. 그렇다면 반대로, GE의 경영 시스템을 연구하고 일부를 벤치마킹했던 삼성은 어떻게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

이 지점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행보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는 2001년 삼성전자 경영기획실 상무보로 복귀해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시작했고, 2002년 9월에는 당시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던 GE의 리더십 교육 과정에 참여하며 그들의 경영 시스템과 리더십을 직접 경험했다. 이재용 회장은 크로톤빌 연수를 통해 잭 웰치 전 GE 회장의 '선택과 집중' 경영관을 깊이 흡수했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핵심 사업에 집중하는 GE식 경영 철학은 이후 삼성이 삼성테크윈,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등 방산·화학 계열사를 한화와 롯데에 매각하는 대규모 사업 재편(빅딜)의 단초가 되었다.

GE의 경영 시스템을 배우고 벤치마킹한 삼성은 이후 자신들의 사업 환경과 조직 특성에 맞게 이를 지속적으로 변형하고 발전시켜왔다고 평가되고 또 그 결과가 증명하고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어떤 기업의 시스템을 가지고 있느냐가 아니라, 그 시스템을 변화하는 환경에 맞게 어떻게 진화시키느냐​인지도 모른다.

여기서 또 하나의 질문이 생긴다.

좋은 경영자 교육을 받은 사람이 많고, 훌륭한 리더십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면 기업은 지속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것일까? 이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인재’에 대한 조금 다른 관점에 도달하게 된다. 기업의 경쟁력은 단순히 좋은 사람을 뽑고, 좋은 리더를 육성하는 것​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더 중요한 것은,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어떤 사람이 필요한가’라는 기준 자체를 계속 바꿀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GE의 크로톤빌은 뛰어난 리더를 만들어내는 훌륭한 시스템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훌륭한 시스템이라도 환경이 바뀌었는데 과거의 성공 방식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어느 순간 그 시스템은 강점이 아니라 제약이 될 수 있다. 결국, 기업에 필요한 것은 ‘완성된 리더’를 계속 만들어내는 시스템만이 아니라, 새로운 환경에서 어떤 리더가 필요한지를 끊임없이 다시 정의하는 능력인지도 모른다.

채용 기준이 말해주는 것

이 관점에서 보면 채용은 상당히 흥미로운 창이 된다. 나는 헤드헌팅을 하면서 기업의 채용 과정을 접할 때마다 이런 생각을 한다. “이 회사는 지금 어떤 사람을 찾고 있는가?”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질문은, “왜 지금 이 사람을 찾고 있는가?”이다. 단순히 ‘경력 몇 년 이상’, ‘동종업계 경험’, ‘즉시 투입 가능’이라는 조건을 반복하는 회사와, 현재 사업의 변화와 미래의 방향을 설명하면서 그 변화에 필요한 새로운 역량을 찾는 회사는 분명 다르다.

전자는 현재 조직에 필요한 사람을 찾는 데 집중할 가능성이 높고, 후자는 새로운 사람을 통해 조직의 변화까지 만들어내려는 시도를 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모든 기업이 후자여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안정적인 운영이 중요한 사업에서는 검증된 경험과 전문성이 여전히 매우 중요하다.

문제는 시장은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채용 기준만 변하지 않는 경우다. 그때 채용은 새로운 인재를 확보하는 일이 아니라, 기존 조직의 관성을 강화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 후보자 경험은 그 회사의 축소판이다 또 하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Candidate Experience, 즉 후보자 경험​이다.

후보자 경험은 단순히 지원자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문제가 아니다. 채용공고를 보고 지원하는 순간부터 서류 검토, 면접, 의사결정, 결과 통보에 이르기까지 후보자가 경험하는 모든 과정은 그 회사가 실제로 어떻게 일하는지를 보여준다.

예를 들어,

1. 채용공고와 실제 업무가 다르다.
  - 명확한 채용의도의 부재
2. 면접관마다 평가 기준이 다르다.
  - 회사의 비전과 미션에 대한 조직원의 미공유
3. 의사결정이 지나치게 오래 걸린다.
  - 효율적인 업무 프로세스의 미비
4. 지원자에게 결과를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다.
  - 이해당사자 중 내부구성원만 중시하는 무례함과 기업문화의 부재
5. 면접이 상호 대화가 아니라 일방적인 검증으로만 이루어진다.
  - 변화의지의 부재

이것은 단순한 채용상의 문제가 아닐 수 있다.

그 회사의 의사결정 구조와 기업문화가 채용 과정에 그대로 드러난 것일 수도 있다.

반대로 좋은 기업의 채용 과정에서는 후보자 역시 회사를 평가한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면접은 회사가 후보자를 심사하는 자리가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알아보는 자리가 된다. 회사는 후보자에게 자신의 사업과 조직, 기대하는 역할을 솔직하게 설명하고, 후보자 역시 그 회사가 자신이 일하고 싶은 곳인지 판단한다. 그래서 나는 후보자 경험을 단순한 HR 지표로만 보지 않는다.

채용 과정은 조직의 축소판이기 때문이다. 의사결정이 빠른 회사는 채용에서도 그 속도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조직 내 기준이 명확한 회사는 면접에서도 비교적 일관된 기준이 나타난다.

사업의 방향이 분명한 회사는 왜 특정 인재를 필요로 하는지 설명할 수 있고, 사람을 존중하는 조직은 탈락한 후보자에게도 최소한의 예의를 지킨다. 결국, 후보자가 회사를 경험하는 방식은 그 회사의 현재 모습을 상당 부분 보여준다.

좋은 회사와 주의해서 볼 회사의 신호

그렇다면 채용 과정에서 좋은 회사와 그렇지 않은 회사를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나는 몇 가지 신호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좋은 회사는 사업이 변화하면 필요한 인재의 기준도 변화한다. 필요한 인재가 무엇인지 경영진과 현업이 비교적 명확하게 알고 있고, 채용 과정에서 현업의 목소리가 살아 있다. 후보자에게 회사가 무엇을 기대하는지 솔직하게 설명하고, 필요하다면 자신들의 기존 방식까지 바꿀 준비가 되어 있다. 반대로 다음과 같은 모습은 한 번쯤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1. 몇 년째 거의 변하지 않는 JD
2. 모든 포지션에서 반복되는 ‘즉시 전력감’ 요구
3. 면접관마다 다른 평가 기준
4. 지나치게 긴 의사결정 과정 또는 예축불가능한 결정 기간
5. ‘컬처핏’이라는 이름으로 조직에 맞추기만을 요구하는 채용

물론 이런 현상 하나만으로 그 회사를 나쁜 회사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적어도 한 가지 질문은 해볼 필요가 있다. “이 회사는 새로운 사람을 조직에 맞추고 있는가, 아니면 새로운 사람을 통해 조직을 변화시키고 있는가?” GE와 크로톤빌을 다시 바라보면서 얻는 교훈도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훌륭한 인재육성 시스템도 영원한 정답은 아니다.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완벽한 리더십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환경이 변했을 때 자신의 시스템을 다시 설계할 수 있는 능력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Staffing을 단순한 인사 기능으로 보지 않는다.

채용과정은 그 회사가 현재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그 회사가 미래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창이다. 좋은 회사는 단순히 좋은 사람을 뽑는 회사가 아니라, 어떤 사람이 필요한지 끊임없이 다시 질문하는 회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쩌면, “어떤 사람을 뽑는가”보다 “왜 지금 그 사람을 뽑는가”를 보면 그 회사의 미래를 조금 더 잘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헤드헌팅을 하면서 여러 기업과 후보자를 만나게 되지만, 결국 기업의 본질은 채용 과정에서도 상당 부분 드러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기업은 사람을 뽑지만, 그 채용 과정은 오히려 그 기업이 어떤 회사인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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